7광구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존재하는 해역으로 석유가 존재할 것으로 항상 회자되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최근 들어서 7광구 매장량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해당 커뮤니티의 글을 보면 7광구에는 사우디에 필적하는 매장량이 존재한다는 주장을 언급하기도 합니다.
https://www.dogdrip.net/460052191
이 글에서는 60-70년대의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보고서를 의미하고, 해당 보고서에서 이와 같은 매장량에 대해 언급을 하였는지 확인해보고자 합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석유 개발 과정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하고자 합니다.
석유는 아주 깊은 지하에 묻혀있으므로 구멍을 뚫어서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는 그 존재를 아는게 매우 어렵습니다.
구멍을 많이 파서 확인하는 게 베스트이겠지만 환경, 비용적인 이유로 인해 제한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석유업계에서는 우선적으로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쳐서 석유의 가능성을 확인합니다.
1) 지질조사: 해당 지질이 석유를 가질만한 지질인지 판단 (비교적 제일 쉬움)
2) 물리탐사: 만약 지질이 가능성이 좀 있다싶으면 탄성파를 직접 쏴줘서 좀 더 구체적으로 지질이 어떻게 생겼고 석유가 존재하는지에 대해 판단
3) 평가정 시추: 물리탐사에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지면 직접 시추공을 한두개 정도 뚫어봐서 석유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해 봄. 재수없으면 dry hole (= 석유는 없고 물밖에 안나오는 상황) 으로 판명됨.
4) 생산: 평가정에서 생산해도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생산정을 새로 뚫고 생산 시작.
따라서 물리탐사가 먼저 선행이 되어야하고 그 이후에 평가정 시추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우선 저희는 60-70년대의 보고서가 어떤 것인지 확인해보고자 합니다.
78년도 (7광구 관련해서 한국-일본이 개발에 대한 조약을 합의한 연도) 뉴욕 타임즈의 기사를 보면 "60 년도 보고서"에 대한 언급과 매장량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여기서 유의하셔야 할 점은 두 가지 입니다.
1) 위의 커뮤니티에서 돌아다니는 60-70년대 보고서는 68년도 UN 보고서를 의미하며 매장량에 대한 언급은 없이 "석유의 존재" 만을 확인해줌. -> 커뮤니티 글에서 UN 보고서가 매장량을 확인해줬다는 건 거짓
2) 일본 정부는 보고서랑 별개로 추가적으로 석유 매장량이 63억 배럴이라고 확인해줌. 이 값은 커뮤니티에서 언급한 2600억 배럴하고는 완전 다른 값임.
68년도 UN보고서는 UN의 "Economic Commission for Asia and the Far East (ECAFE)"라는 데서 쓴 "Geological structure and some water characteristics of the east china sea and the yellow sea" 라는 보고서임을 을 아래 최근에 나온 논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https://www.wilsoncenter.org/sites/default/files/media/documents/publication/Asia_petroleum.pdf
제목을 통해 이 보고서는 위에서 말씀드린 1 단계인 "지질 조사"에 해당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당 ECAFE 보고서 또한 실제로 인터넷에서 확인이 가능하며 저자로 미국, 한국, 일본, 중국, 대만 쪽 연구진들이 모두 참여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gsj.jp/data/ccop-bull/2-01.pdf
이 보고서에서 한국-일본 사이 지질에 대한 평가는 40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A high probability exists that the continential shelf between Taiwan and Japan may be one of the most prolific oil reservoirs in the world. A second favorable area for oil and gas is below the Yellow sea.". 뉴욕 타임즈에서와 같이 매장량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고, 존재 가능성이 있다라는 결론 정도만 존재합니다.
그러면 2단계 물리탐사 일정은 85년에 나온 논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0360544285900702
테이블 4를 보면 1979, 1980, 1981, 1982에 거쳐 네번 일본 회사들 중심으로 물리탐사가 진행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동일 논문에서 평가정이 1980, 1981년도에 진행된 걸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논문이나 아래 논문, 그리고 여러 한국기사에서도 평가정을 뚫은 결과 DRY HOLE이라는 걸 확인해주고 있습니다.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0360544281900438
"There was no gas nor oil show in any of the wells, but encouring geology was confirmed"
"The drilling in the joing development zone has so far hit on dry holes"
이 이후로 추가 시추에 대한 이야기가 83년까지 한국 기사에 나오지만 결과에 대한 이야기는 더이상 나오지 않고 7광구는 뉴스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그리고 일본은 경제성을 이유로 광구 개발에서 손을 뗍니다.
결론 1: 60-70년대 un 보고서는 지질 형태를 기반으로 석유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만 언급하였지 구체적인 매장량에 대해서는 언급한 적이 없다.
그러면 사우디 매장량에 버금가는 2600억배럴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는 어디서 나온걸까요?
먼저 매장량에 대한 언급을 여러 가지 짚어보고자 합니다.
1) 먼저 위 뉴욕 타임즈에서 봤던 일본 정부에서 언급한 62억 배럴이 있습니다. 옛날 한국신문에서 보면 미국 카네기보고서 (Selig Handerson, China, oil, and Asia, conflict ahead?) 는 20억배럴, 미국 해군연구소는 50억배럴, 일본 정부는 다시 20억배럴로 추정한다는 기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당 기사들은 78년도에 나온 기사들로서 1단계인 지질조사만 실행된 상태에서 측정된 값들입니다.
따라서 정확성이 매우 낮습니다.
그리고 매장량은 확실하게 확인이 되어서 경제적으로 생산이 보장이 되는 "양"으로 정의되는 반면, 위와 같이 두루뭉실한 값들은 "자원량"이라고 정의합니다.
현재 사우디의 매장량은 대략 3천억 배럴인데, 7광구의 경우에는 "자원량"으로만 20~50억 배럴이기 때문에 그 값이 사우디에 비해 상당히 낮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그리고 무엇보다 평가정 때 석유가 안나왔다는 게 가장 크리티컬합니다. 이렇게 dry hole로 평가정이 나오게 되면 더이상 경제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요인이 생기질 않습니다.
3) 그리고 옆에 근처에 중국에서 석유가 나오니까 여기도 나올 확률이 높은거 아니냐고 말씀들 하시는데, 단순한 지역적 가까움보다는 지질구조가 연동되어있거나 지질구조에 석유가 고이냐 그런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있으므로 연관성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ㅗㅂ니다.
따라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금 다시 물리탐사를 해서 평가정을 뚫는다 하더라도 새로 석유가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
추가적으로 발견한 히스토리가 있어 정리드립니다.
91-93년 사이에 BP, 석유공사, 일본석유회사를 중심으로 2차 탐사를 시행하였습니다. 이 때는 공동으로 유전발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후 2000년 대 들어 근처에 존재하는 중국 핑후 해상유전에서 석유가 발견되어 석유공사에서 일본과 함께 3D 탄성파 탐사를 시행하였다고 합니다. 여기서부터 한국과 일본 정부 사이의 평가가 달라지게 됩니다.
여전히 일본은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동안 한국석유공사는 2004년 3600만톤의 "매장량"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에 기반해 2006년 정세균 산자부 장관은 일본에 다시 한번 공동시추를 제안합니다.
https://www.motie.go.kr/motiee/presse/press2/bbs/bbsView.do?bbs_seq_n=8418&bbs_cd_n=81
하지만 일본은 제안에 응하지 않았고, 그 이후 2010년까지는 기존 탐사자료에 대해 일본 연구진과 분석을 다시 한번 수행하지만 다른 결론을 갖고 결국 협력은 마무리되었다고 합니다.
추가부분에 대한 결론으로는 BP같은 메이저가 낀 2차 탐사에서도 여전히 유전발견 가능성이 희박한 걸로 결론이 났던 점, 그리고 3D 탄성파의 경우에는 한국만 여태까지 나온 다른 검사들에서의 결론과 다르게 갑자기 3600만톤을 주장하는데 이에 대한 근거가 정부 언론보도자료 외에는 논문이나 보고서를 아직까지 찾을 수 없어 개인적으로는 좀 더 객관적인 레퍼런스 자료들이 있어야 매장량에 대한 신뢰성이 뒷받침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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